사상의 숲
사고가 생겨나는 지반 자체를 옮긴다
- 마음의 본체로 돌아가다|지식과 기술은 수단일 뿐이다메이지 이후 160년, 수단이었을 지식과 기술의 습득이 목적이 되어 버려 사람은 사는 의미를 잃었다. 왕양명은 『전습록』에서 성인의 학문이란 누구나 지닌 마음의 본체로 돌아가는 것이라 설했다. 지식과 기술은 그것을 위한 수단일 뿐이다.
- AI는 이미 끝났다|지능의 대체 너머에 나타난 무인화 사회'지능의 대체'를 이룬 시점에서 AI는 이미 끝났다. 사람들이 AI를 둘러싼 논의에 판단력을 빼앗기고 날마다 불안에 떠는 사이, 다음 시대가 맹렬한 기세로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다음 시대란 자율형 로봇이 단숨에 대두하기 시작한 무인화 사회다.
- 모든 것은 한때의 영화|AI의 내성과 모자 간 장내 세균총 전달인간에게서 태어나는 것 중에 절대적인 것이나 영속적인 것은 없다. 모든 것은 한때의 영화에 지나지 않는다. 근대 지식을 모체로 태어난 첨단 AI는 모자 간 장내 세균총 전달처럼, 이번에는 그들이 모체가 되어 거기서 태어나는 AI로 대대로 이어져 간다.
- AI는 좌뇌적 세계의 종착점|우뇌적 세계를 끝까지 파고들어 탈플랫폼으로 나아가라AI는 근대 서양 논리의 종착점에 있으며, 좌뇌적 특징이라는 근대 구조를 그대로 전부 대체했을 뿐이다. 그렇다면 인간은 우뇌적 세계의 요소를 끝까지 파고들면 된다. 발품을 팔아 1차 정보를 얻고, 느낀 것을 언어화하여, 기존 플랫폼이 아니라 직접 만든 자신의 세계에 둔다.
- 감속하려면 가속해야 한다|AI 시대의 탈(脫)플랫폼오토마톤이 된 AI의 시대에 그저 속도를 늦추기만 해서는 시대에서 뒤처질 뿐이다. 감속과 가속은 본질적으로 불리이며, 감속하려면 가속해야 한다. 창작물을 놓을 곳을 스스로 갖고 AI 자동화를 일상에 끼워 넣는 것이 그 준비가 된다.
- 쓰와노 국학은 근대 신도의 원류였다|가메이 고레미·오쿠니 다카마사·오카 구마오미의 계보시마네의 쓰와노번에는 근대 신도의 기초가 구축된 결정적인 현장이 있다. 번주 가메이 고레미와 국학자 오카 구마오미가 '쓰와노 국학'의 원류를 형성했고, 그 토대를 오쿠니 다카마사가 승화시켰다. 일본의 역사는 어느 시대에나 도읍이 아닌 작은 장소에서 시작된다.
- 이요 오즈의 나카에 도주|단 한 사람을 위해 가르친 오미 성인의 덕나카에 도주의 가르침은 단 한 사람을 위해 모든 것을 다하는 것이었다. 단 한 사람을 위해 책을 쓰고 주해를 쓰고, 떠난 뒤에도 배움을 이어 갈 토양을 아낌없이 계속 내주었다. 오즈라는 고요한 분지에서는 지금도 도주의 덕이 땅 깊은 곳을 떠받치고 있다.
- 예보가 아니라 관측으로 움직이는 시대|말법을 살았던 잇펜 상인과 일본은행의 갈림길선상강수대처럼 언제 어디서 일어날지 알 수 없는 현상이 이어지는 여행에서 봐야 할 것은 예보가 아니라 관측이 되었다. 예상이나 예측이 무의미해진 것은 재정과 통화도 마찬가지다. 과연 일본은행은 독립성을 유지할 수 있을까. 말법의 세상을 살았던 잇펜 상인이 머리를 스친다.
- 가미무스비노카미의 표기 흔들림도 한 번에 검색|신사 조사 여행을 위한 자작 신 이름 앱천 개에 가까운 신사를 돌아도 제신의 이름 앞에서 그 신의 계통은 바로 파악하기 어렵다. 가미무스비노카미만 해도 가미무스히, 간무스히, 가무무스히로 표기가 흔들린다. 그래서 온갖 신 이름의 흔들림을 한꺼번에 검출하는 자작 앱을 개발했다. 이동하면서 개발한다.
- 덴포력은 태음태양력으로서 최고의 정밀도를 자랑했으나, 메이지 정부는 재정난 때문에 그레고리력을 채택했다덴포력은 태음태양력으로서는 역사상 최고의 정밀도를 가진 일본 고유의 역법이다. 메이지 정부는 이듬해 메이지 6년의 윤달로 관리에게 보수를 연 13회 지급하게 되는 것을 피하려고 그레고리력을 채택했다. 그레고리력이 뛰어나서 채택한 것이 아니다.
- 주희는 친민(親民)을 신민(新民)으로 바꾸었다|왕양명의 내외불리(內外不離)가 주자학의 순서를 무너뜨린다『대학』 삼강령의 '친민'을 주희는 '신민'으로 고쳐 읽었다. 스스로를 닦아 마친 사람이 백성을 새롭게 한다는 순서의 철학이다. 왕양명은 명덕을 밝히는 것이 곧 백성을 친애하는 것이라 설하여 이 순서를 무너뜨렸다. 안이 곧 밖이고, 밖이 곧 안이다.
- 미카미 아키라의 『코끼리는 코가 길다』와 니시다 기타로의 '장소'|일본화란 주어의 무화미카미 아키라는 1960년 『코끼리는 코가 길다』에서 일본어에 주어라는 개념은 필요 없다고 논했고 학계에서 묵살당했다. 니시다 기타로는 논문 「장소」에서 술어가 되어 주어가 되지 않는 것을 기체에 놓았다. 주어적인 것을 무화하고 장소에서 창조하는 것이 '일본화'의 정체다.
- 하야시 라잔의 주자학과 고학파의 반동|문화가 일어나는 원천에는 반드시 사상이 일어난다1605년, 만 나이로 스물셋의 하야시 라잔은 도쿠가와 이에야스를 알현하고 새 시대 체제 철학을 떠받치는 주축으로 대발탁되었다. 그러나 막부도 번도 학문의 자유를 인정했고, 그 여백에서 고학파가 대두하며 겐로쿠 문화가 꽃핀다. 문화가 일어나는 원천에는 반드시 사상이 일어난다.
- 학(學)이란 깨어남이다|설문해자의 효(斅)와 주희의 효(效)가 갈라놓은 유학『설문해자』는 학(學)의 본자 '斅'를 '깨달음이다'라고 푼다. 배운다는 것은 깨어나는 것이었다. 그런데 주희는 『논어집주』에서 학에 '效'를 대응시켜, 먼저 깨어난 사람의 행동을 본받는 것으로 해석했다. 단 한 글자 훈고의 차이가 유학의 커다란 논쟁의 핵심이 된다.
- 미국 피크 밀레니얼의 부상으로 전후 미일 관계는 미국 쪽에서 무너진다미국은 밀레니얼과 Z세대를 풍부하게 품은 유일한 선진국이다. 전 세대에서 가장 다수인 1990~1991년생은 '피크 밀레니얼'이라 불린다. 일본이 변하는 일은 없으나, 일본의 주인인 미국이 변하여 기존의 미일 관계는 파탄할 가능성이 높다.
- 베센트 미 재무장관의 거듭된 방일|일본은 미국 국채를 팔 수 없고 재정 주권이 없다미국 재무장관 스콧 베센트는 1년 남짓한 사이에 세 번이나 일본을 찾았다. 일본은 세계 최대의 미국 국채 채권자이지만, 일본 정부도 일본은행도 미국의 허락 없이는 미국 국채를 팔 수 없다. 일본 정부는 국민의 얼굴이 아니라 워싱턴의 얼굴을 보고 있다.
- 노르트스트림 폭파 사건|시모어 허시가 폭로한 미국의 극비 작전2022년 9월 26일의 노르트스트림 폭파 사건. 시모어 허시에 따르면 작전의 구상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기 두 달 이상 전에 시작되었다. 진짜 노림수는 독일이 러시아에서 천연가스를 사는 선택지를 물리적으로 없애는 것이었다.
- 관광의 어원은 『역경』의 관괘(觀卦)|본뜻은 나라의 덕이 내는 빛을 보는 정치적 관찰'관광'의 어원은 『역경』 관괘의 '나라의 빛을 보니, 왕에게 손님 되기에 이롭다'이다. 빛이란 경치나 명소가 아니라 한 나라의 '덕'이 내는 광채를 가리킨다. 관광은 한가로운 유람도 자아 찾기의 자리도 아니고, 지극히 정치적이고 윤리적인 관찰이었다.
- 호스피탈리티란 무엇인가|단 한 사람과 마주하는 데서 시작되는 미완의 관계호스피탈리티란 '단 한 사람과 마주하는 데서 시작되는 미완의 관계'다. 서비스는 '일대다'를 전제로 하여 정답이 있지만, 호스피탈리티는 '일대일'이라 정답이 없다. 호스피탈리티의 정신이 문화로 승화된 것이 한때 목숨을 걸었던 세계, 다도였다.
- 이와테산 신사와 에도의 사신상응|도쿄의 우울은 기(氣)가 막힌 도시의 환경 문제이에야스는 풍수의 사신상응에 따라 기가 도는 나선의 이미지를 에도라는 도시에 반영했다. 에도의 기의 순환 구조는 파괴되었고, 바닷바람은 해안가의 고층 아파트에 가로막혔다. 동시다발로 늘고 있는 도민의 우울증은 도시 자체의 환경 문제로 다시 볼 필요가 있다.
- 패왕차희 CHAGEE의 서울 진출과 1997년에 갈린 한일의 운명2022년 1인당 명목 GDP에서 한국이 처음으로 일본을 넘어섰다. 1997년 한국은 사실상의 국가 재정 파탄에서 극약 처방에 성공했고, 일본은 변혁의 마지막 기회를 놓쳤다. 지금 서울에는 중국의 패왕차희(CHAGEE)가 진출해 한 달 안에 5개 매장 체제를 갖췄다.
- 야스오카 마사히로가 말한 향원은 덕의 도적|모나지 않는 우등생이 세상을 좀먹는다야스오카 마사히로는 처세만 궁리하는 '유통', 약삭빠른 '현교' 등을 현대의 병으로 꼽고 '향원은 덕의 도적이다'라고 맺는다. 아무 나쁜 짓도 하지 않고, 모나지 않고, 사회에 사랑받으며 원만한 삶을 사는 우등생이 경계받지 않은 채 전체를 갉아먹는다.
- 삼원구운이란 무엇인가|2024년부터의 제9운은 큰 주기가 끝나는 마지막 20년삼원구운은 60년 주기를 셋 모은 삼원과, 북두칠성의 기울기가 바꾸는 20년 주기의 지운이 교차하는 주기론이다. 지금은 제9운(2024~2043)의 초기, 하나의 큰 주기가 끝나는 '마지막 20년'에 이미 들어서 있다. 주기를 읽어 낸 중국은 패권을 쥐었다.
- 2026년 미중 정상회담의 실체는 일본·한국·대만을 거래한 상담이었다9년 만에 열린 미중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수행한 것은 외교관이 아니라 마치 상담을 하러 가는 듯한 면면이었다. 회담의 실체는 '일본·한국·대만을 거래하는' 자리였다. '미국이 일본을 지켜 준다'는 환상은 완전히 사라졌다.
- 알렉산드르 두긴의 다극주의|전통주의에서 제4의 정치 이론으로현대의 다극주의는 알렉산드르 두긴의 사상이 떠받치고 있다. 지하 살롱에서 전통주의의 세례를 받은 그는 자유주의, 공산주의, 파시즘을 대신할 '제4의 정치 이론'으로서 다극주의를 제창했다. 누구나 지금 '근대'와 '서양'을 다시 보아야 하는 국면을 맞고 있다.
- 오사카부만 방일객이 줄고 일본인 숙박은 늘었다|인바운드 의존에서 벗어날 조짐2025년 방일 외국인 여행자 수는 약 4,268만 명이다. 정부는 2030년에 6,000만 명까지 늘리겠다고 선언했다. 도쿄도 교토도 인바운드 의존으로 무너져 가는 가운데, 오사카부만은 일본인 숙박이 4.2% 늘어 인바운드 의존에서 벗어날 길을 찾기 시작했다.
- 사상이란 무엇인가|사유가 태어나는 지반 자체를 옮기는 힘사상이란 사유가 생성되는 지반 자체를 옮기는 힘이다. 대부분의 사람이 말하는 '자기 사유'는 세계·국가·사회, 혹은 '누군가'처럼 언제나 다른 것에 발을 딛고 있다. 근대적 사고에 갇힌 현대인에게 돌파구를 보여 주는 것이 아니라, 사유가 태어나는 지반 자체를 어긋나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