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M MAGAZINE 2026년 8월 25일
덴포력은 태음태양력으로서 최고의 정밀도를 자랑했으나, 메이지 정부는 재정난 때문에 그레고리력을 채택했다
덴포력은 태음태양력으로서는 역사상 최고의 정밀도를 가진 일본 고유의 역법이다. 메이지 정부는 이듬해 메이지 6년의 윤달로 관리에게 보수를 연 13회 지급하게 되는 것을 피하려고 그레고리력을 채택했다. 그레고리력이 뛰어나서 채택한 것이 아니다.
요즘 저는 역법에 푹 빠져 있습니다. 메이지 정부가 재정 사정 때문에 도입한 그레고리력(오늘날의 양력) 이전, 태음태양력으로서 최고의 정밀도를 자랑한 덴포력(天保曆)을 해독하고 있습니다.
덴포력이란 막부의 천문방(天文方)이 네덜란드 책을 스스로 읽어 내어 받아들인 서양의 계산법을, 그때까지 일본에서 길러 온 중국 유래의 달력의 역사, 그리고 에도 시대에 일본화한 역술 속에 능숙하게 섞어 넣은 일본 고유의 달력입니다.
다카하시 요시토키(高橋至時)가 『라란데 역서(ラランデ暦書)』의 해독에 목숨을 깎았고, 그 일을 친아들 시부카와 가게스케(渋川景佑)와 아다치 노부아키(足立信頭)가 이어받아 『신교 역서(新巧暦書)』로 엮었으며, 그것을 토대로 덴포력이 만들어졌습니다. 중국을 거친 한역서로 서양 천문학을 배우던 간세이력(寛政曆)의 단계에서 네덜란드 책을 직접 읽는 단계로, 일본 역학이 한 걸음 나아간 지점에 있는 것이 덴포력입니다.
개인적으로는 그레고리력 이후 일본이 문명개화를 내세우며 무너져 가는 첫 조짐이 나타났다고 보고 있기에, ‘그레고리 이전’에 주목한 프로젝트를 구상하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음력이라 불리는 계산 방법은 기본적으로 덴포력의 패키지를 참고한 것이지만, 엄밀히 말하면 덴포력이 아닙니다. 계산 방법이 너무 어려워서 밝혀내지 못한 부분이 너무 많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현행 음력은 상당히 간소화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덴포력을 만든 시부카와 가게스케가 남긴 고문헌을 독자적으로 AI와 함께 해독하고 있습니다. 그만의 고유한 계산 방법을 수리 기술로 특정하고, 그것을 짜 넣은 그레고리 이전의 역법, 곧 가장 ‘일본적인 달력’이라 할 수 있는 덴포력을 복원하려 시도하고 있는 것입니다.
여기서 ‘일본적’이라는 감성을 잠시 짚어 두겠습니다. 덴포력은 고대의 예지로 이어지는 중국 달력을 모체로 천 년 동안 갈고닦아 마침내 일본화한 뒤, 마지막으로 서양의 계산술을 받아들인, 세계에 유일하고 획기적인 역법입니다. 게다가 그 정밀도는 태음태양력으로서는 역사상 최고 수준이며, 실은 그레고리력보다도 정밀하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다시 말해 인류사 최고의 달력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정밀도 여부 이상으로, 덴포력이라는 성질이 일본이라는 존재에게 가장 편안한 균형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곧 중국이라는 고대 예지의 거두가 낳은 기술을 영유하여 일본의 장소에서 일본화한다. 그것을 천 년 길러 낸 뒤에, 서쪽 변경인 서양의 것을 아주 조금만 받아들인다.
이 균형이 일본에 가장 편안한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본래 우리 일본인은 서양과의 거리감을 여기까지 되돌려야 마땅합니다. 다시 말해 메이지 이후 서양의 침략으로 강요된 근대 일본은 분명 과도했고, 대사 부전을 일으키고 말았습니다. 지금 많은 젊은이가 스마트폰 이전을 찾으며 1990년대 홍콩, 2000년대 초 일본의 감성을 구하고 있듯이, 저도 ‘그레고리 이전’의 감성을 중시하기 시작했습니다.
다시 말해 저에게 역법에 대한 관심은 단지 달력의 문제에 그치지 않고, 역사 자체를 어디까지 되돌려 생각할 것인가 하는 근본적인 부분과 맞닿아 있습니다. 달력이란 어느 시대에나 권력자의 사정에 따라 바뀌어 온 운명을 지니기 때문입니다.
가장 가까운 예를 들면, 우크라이나가 젤렌스키 대통령 아래에서 미국의 뜻에 따라 러시아와의 결별을 내세우고 NATO와 EU 가입을 목표로 하는 가운데, 크리스마스 공휴일을 러시아 정교회와 같았던 1월 7일에서 12월 25일로 바꾸는 법안을 제출했습니다. 대통령이 여기에 서명하여 성립된 것이 2023년 7월 28일이었습니다.
같은 해 5월 24일에는 우크라이나 정교회가 9월 1일부터 수정 율리우스력으로 이행한다는 결정을 공식 발표했습니다. 이로써 율리우스력의 12월 25일에 해당하는 1월 7일은 공휴일이 아니게 되었고, 그레고리력의 12월 25일만이 공식 공휴일이 되었습니다. 나라로서 12월 25일에 크리스마스를 기념한 것은 2023년이 처음입니다. 메이지 시대에 일본이 겪은 악몽을, 지금 우크라이나가 선명하게 되밟고 있습니다.
달력은 위정자의 속셈에 따라 바뀌는 것입니다. 일본 쪽의 상징이 메이지 정부였습니다.
실은 메이지 5년까지 덴포력이 쓰였는데, 옛 달력 그대로라면 이듬해인 메이지 6년에 윤달(윤6월)이 있어서, 근대 산업 시스템을 축으로 하는 월급제로 막 이행한 정부는 관리에게 보수를 해마다 13번 지급해야 하게 됩니다.
그러나 신력(그레고리력)을 도입하면 윤달이 없어져 매년 12개월분이면 되고, 게다가 메이지 5년의 12월이 이틀뿐이라는 이유로 지급을 면할 수 있어 11개월분으로 끝낼 수 있습니다. 재정난에 빠져 있던 정부는 이 속임수를 써서 그레고리력을 채택하고 재정난을 피한 것입니다.
분명히 말하자면, 그레고리력이 뛰어나서 일본이 채택한 것이 아닙니다. 정부의 사사로운 주머니 사정과 교활함 때문에 역법이 바뀐 역사적 순간이었습니다. 이후 그레고리력이 쓰이게 되었는데, 산업 사회 시스템과 궁합이 좋았기에 지금도 쓰이고 있습니다.
한편 에도 시대까지 일본인은 7일 중 5일 일하고 2일 주말에 쉰다는 감각을 갖고 있지 않았습니다. 휴일은 직업에 따라 달랐고, 근무 시간도 지금과는 비할 바 없이 짧았습니다. 다시 말해 에도 시대 사람들과 비교하면, 우리가 이 산업 사회 시스템(그레고리력) 때문에 잃은 것은 너무나 큽니다.
사람과 사람의 관계나 교류의 기회가 산업 시스템에 의해 빼앗겼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것을 되찾기 위해서도 앞으로 개인이 두 개의 달력을 살아가는 것이 필요합니다. 산업 사회 시스템에 배치된 그레고리력과 그레고리 이전의 일본적 감각, 그 둘을 한 몸으로 동시에 사는 것입니다. 이는 단순한 시간 감각의 문제가 아닙니다.
이 병행하는 세계를 각자가 살아감으로써 서양과의 과도한 거리를 되돌아보는 일이 촉진되고, 여기서 20년에 걸쳐 핵심인 미일 관계가 쇄신되는 중요한 계기를 맞이할 준비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혹독한 더위의 여름이 끝나 가는 지금, 저는 우리가 해야 할 일이 인구 동태로 보아 결코 바뀔 리 없는 정치에 대한 요구가 아니라 달력에 있다고 느낍니다.